내 사랑 유튜브
하루에 유튜브를 얼마나 많이 봤는지
요일마다 업로드되는 유튜브 채널들에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오는 그 순간이
가장 신나는 하루의 일과 중 하나였다.
매주 업로드되는 영상이 하루라도 안 올라오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었다.
영상을 기획하고 찍고 편집하고 자막 넣고
매주 반복되는 그들의 수고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나의 루틴이 깨진 것만 같아서
하루의 마무리가 완성되지 않는 거 같아서
왠지 모를 서운함이 밀려오곤 했다.
어쩌다 새로 맘에 드는 유튜버라도 발견하게 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모든 영상을 다 찾아보기도 하고
남들이 모르는 숨은 인재를 발견한 것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소개도 하고 그런 재미가 있었다.
남들은 릴스와 쇼츠에 빠져
하루 종일 휴대폰을 잡고 있을 때
나는 여전히 10~30분 이내의
유튜브만을 고집하고 있었다.
휙휙 빠르게 무작위로 나오는
춤추는 영상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흘러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아
그러다 문득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시작한 드라마를
앉은 자리에서 8시간 이상
끝까지 본 후 엄청난 헛헛함과 후회가 밀려왔다.
8시간 동안 드라마를 보는 대신 다른 일을 했더라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책이라도 봤더라면
집 청소를 했더라면
조금 더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했더라면
그렇게 흘러가 버린 시간을
이렇게 아까워하는 기분은 들지 않았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시간이 아까워지기 시작했고
유튜브도 더 이상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처음엔 내가 집중력이 떨어진 걸까
의심도 했었는데
가만히 내면을 들여다보니
시간을 허투후 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고 싶은 나를 이긴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도파민 중독에서
조금씩 치유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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