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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영화 -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by 아무데이즈 2021.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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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Pan's Labyrinth, 2006

 

 

코로나 이후로 영화를 많이 못 봤다.

집엔 티비가 없고 극장은 엄두를
못 내는 상황에서 아이패드로 영화를

보는 것이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무얼 볼지 고민하는데만

10분 넘게 소비하다가 결국 고르지 

못 한 채 꺼버리곤 했다.

유튜브로 생긴 짧은 집중력은 

긴 영상을 끝까지 못 보는 체질로 바꿔 놓았다.

 

 

 

 

 

 

현실도피는 판타지 영화가 최고지

 

 

나는 다크하고 판타지가 가미된 영화를 좋아한다.

어릴 적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을 수차례

반복해서 보고, 어른이 돼서도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어른이 되었다.

 

오래전 영화채널에서 판의 미로를
해 준 적이 있었는데 타이밍도 기가 막히게
마지막 장면을 봐 버리는 통에
영화를 볼 수가 없었다.

너무도 강력한 스포일러를 당했기 때문에

굳이 영화를 처음부터 볼 필요를 못 느꼈던 것 같다.

 

그렇게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이 영화는

간간히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여러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나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지 않고
언제가 봐야 하는 영화 목록에 자리 잡았다.

 

영화와 만나야 할 때가 안 온 것뿐

 

주인공 소녀는 엄마와 함께
전쟁이 한창인 곳으로 거처를 옮긴다.

덜컹 거리는 차 안에서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동화책이.. 그녀가 마주할 앞날은
동화 속 나라와 많이 다를 것임을 암시한다.

원래 동화들은 우리가 알던 것과 달리
잔혹한 내용이었다지...

 

 

 

 

 

 

 

 

스페인 내전 속 잔혹했던 현실과 

정반대 지점에 놓여 있는 소녀에게만
보이는 지하왕국의 이야기

두 이야기는 너무나 이질적이지만

서로 부딪히지 않고 위태롭게 어우러져 있다.

 

판의 정체가 무엇이든 간에 현실이
이처럼 지옥이라면 소녀여 그곳이 어디라도
나는 네가 그곳에 끝내 당도했으면 좋겠다.

 

서늘하고 슬프지만 잔혹한 동화 같은 이야기를

훌륭한 미술과 영상미로 잘 표현한 작품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또 다른 수작이라고
하는 ‘쉐이프 오브 워터'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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